전우치가 14년 전인데... 

★★☆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무조건 가야 한다는 고집은 없기에 최근에는 집에서도 OTT를 통해 영화관람을 자주 합니다. 볼 영화를 선정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예고편을 많이 참고하는 편인데 하루가 팍팍했는지라 킬링타임용으로 보이는 한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강동원 배우의 신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을 본 감상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출처 천박사 퇴마 연구소 포스터

영화를 볼 때 영화에 완벽히 몰입을 하여 내용적으로 감독의 연출력을 분석하며 보는 편은 아닙니다. 또한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를 가질 수 있거니와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로 구분하는 것도 그 다니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이하 '천박사')라는 영화를 이야기함에 있어 제가 이야기할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예전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나오는 오락영화와 결이 비슷하여  킬링타임으로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오늘 하루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영화였습니다. 영화 내용이 관객으로 하여금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거나 감정적 소모가 큰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라면을 먹으면서 보던지 다른 일을 하면서 봐도 무난한 영화였습니다. 오락영화라 하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모든 영화가 인상을 쓰며 어두운 내용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으니 말입니다. 강동원 배우는 훌륭한 비주얼을 바탕으로 한 개그 연기가 일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천박사에서의 연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동휘 배우도 개그에 적합한 연기를 잘하는지라 두 남자배우의 캐미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영화의 인상이 다른 영화와 어딘가 묘하게 겹칩니다. 전우치의 현대판으로 보면 될까요? 그것도 아니면 마동석 배우의 범죄도시를 오컬트 적으로 제해석했다고 말해야 할까요? 적당한 개그를 포함한 전개와 악당을 호쾌하게 물리치는 구성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강동원 배우의 천박사에서의 연기는 전우치의 느낌이 났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을까요? 분명 저는 강동원 배우의 전작 전우치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해진 배우의 초랭이가 가진 비밀이 나오는 개그코드도 아직 머릿속에서 생생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무려 14년 전의 느낌을 지금 다시 느낀다는 것은 이 영화의 단점이 되는 요소인 듯합니다. 이미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전우치에 비해 이번 영화가 예측가능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었을까요? 

출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예꼬편 (기생충의 부부가 특별출연합니다.)

그리고 악역인 범천과 그 무리가 갈피를 못 잡는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범천은 무언가 깊고 강렬할 악당의 느낌이 나면서도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고 가벼워 선과 악의 대결에서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그렇기에 주인공 무리가 범천을 물리칠 때에도 긴장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주인공 능력이 버프가 되면 악역이 되는 캐릭터도 치밀할 필요가 있는데 말입니다. 

 

감상을 마무리하자면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좋은 영화였고 예능프로그램 같은 재미있는 오락영화였습니다. 좋은 연기와 무난한 이야기 전개로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었던 영화였기에 오늘 하루의 복잡했던 머리를 비우기 좋았습니다.

 

ps 영화의 놀라운 점은 쿠키영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후속 편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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