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About Time) 아름답고 아련한 어른 동화
★★★★
2023년의 마지막 달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어느덧 달력은 마지막장만을 남겨두었고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저에게 마냥 즐거운 기분만 주지 않는다는 점이 청춘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연말과 연초를 사이에 둔 이 시기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어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다룬 어른동화 어바웃 타임입니다.
어바웃 타임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3년에 개봉한 영화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리라 예상합니다. 10년 전 영화를 생각날 때마다 찾아보곤 하는데 볼 때마다 드는 감정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면 이 영화 역시 훌륭한 영화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좋은 책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시사점을 주듯이 말입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타임리프라는 소재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 페이지는 연인 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뒷 페이지는 가족 간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나누면 훨씬 이야기가 선명해집니다.
우리는 후회를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후회라는 감정을 일으키는 장면으로 되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영화 속 팀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 싶을 땐 항상 시간을 되돌아갑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으론 모든 것을 할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샬럿에게 한 고백은 실패했습니다. 아마도 샬렷의 마음에는 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리는 달랐습니다. 이미 '능력'을 사용하기 전 호감이 있었고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팀은 놓치고 싶지 않았고 사랑을 쟁취해 냅니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은 가족의 문제 앞에선 무용지물입니다. 여동생의 문제를 해결하자니 자신의 딸의 모습이 바뀌어 버렸고 아버지는 이미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폐암임에도 조용히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이 영화는 제목과는 달리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단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시간을 되돌아 간들 선택을 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에 매몰된 사람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발견한 혹은 알아챈 비밀은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자세에 달려있었습니다. 힘든 하루를 보낸 아들에게 시간을 되돌려 다시 똑같은 하루를 보내게 합니다. 힘들고 정신없고 짜증이 났던 하루를 다시 살아보니 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마음이 여유롭고 사람들에게 친절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능력'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김구 선생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아버지와의 마지막을 어린 시절의 아들 모습으로 보내는 것 또한 너무나도 훌륭한 마무리였습니다. 모든 부모들의 희망을 대변하듯 어린 시절 애틋한 부자간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합니다.
이 영화는 단점이 없는 영화가 아닙니다. 전개가 허술하고 개연성이 부족한 장면이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시간을 주제로 만든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바웃 타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아련하며 환상적이기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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